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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리뷰

[내맘대로 쓰는 리뷰] 건반 위의 하이에나 페퍼톤스 편을 보고

by 제크와 죠세핀 2018.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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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19

이번 3월부터 KBS에서 금요일 밤에 방송하는 건반 위의 하이에나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충 뮤지션들의 작업 일기(일상)를 보여주는 듯한 그런 방송인데, 지난 주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 페퍼톤스가 이 방송에 출연한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평소에 사생활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페퍼톤스이기에 이런 방송에 나오는 게 의아했기도 했지만 정말 꿀잼 대꿀잼 핵꿀잼이었다. 페퍼톤스 말고 다른 밴드 중 하나인 장미여관과 같이 출연했는데, 두 밴드 간의 작업 방식 차이(정말 완전히 달랐다!)를 보는 게 진짜 신기했다.

나에게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재평님의 작업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작업실에 방음부스 형태로, 방음 처리가 쫙 되있고 많은 최신 장비가 구비되어 있고 그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방음처리는 녹음할 때 방음판때기를 기타 옆에 두는 것 빼고는 하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재평님은 층간소음으로부터 안녕하신건가요..?ㅠㅠ) 그리고 15년 동안 1집때 쓰던 장비를 계속 쓰고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요즘은 안테나 사내 녹음실에서 주로 녹음하시겠지만 역시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방송 내에서 바다에 가고 싶은 카우보이를 테마로 데모 음원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페퍼톤스가 어떻게 작곡을 하는 지 볼 수 있었다. 예전에 주니엘과 페퍼톤스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같이 나왔을 때, 그들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이야기를 유희열이 읽어주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도 페퍼톤스가 어떻게 작업을 하는 지에 대한 주니엘의 질문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답을 그 자리에서 듣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때 페퍼톤스의 작업 방법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나도 평소에 작곡을 취미로 하면서 멜로디를 먼저 쓰거나, 코드를 먼저 잡거나, 가사를 먼저 쓰거나 등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본 적이 있었지만, 음악 샘플(바닷소리 등)을 듣고 그로부터 떠오르는 영감을 바탕으로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짜고, 베이스 라인을 넣고, 샘플 음악을 넣고(말 발굽 소리, 말이 히이잉 거리는 소리) 그제서야 멜로디에 맞춰서 가사를 짜기 위해 브레인스토밍 식으로 단어를 툭툭 던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때, 작곡하는 방법에서 멜로디에 가사를 붙이지 않고 라빠빠빠 뚜루루뚜뚜 이런 식으로 멜로디만 부르는 게 재밌었다. 작곡 책에서 이런 식으로 멜로디만 부른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긴 했지만 그걸 실제로 가수가 부르는 걸 보는 게 재밌었다고 해야할까? 무엇보다도 죽이 잘 맞는 페퍼톤스 완전체를 오랜만에 방송에서 보니 굉장히 재밌었다. 계속 낄낄거리면서 봤다. 아날로그 감성 물씬 풍기게 어학용 녹음기를 애용하는 재평님을 보는 것도, 스타킹과 옷걸이로 팝필터를 만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이 스타킹 누구꺼야?"라고 계속 재평님에게 물어보는 장원님을 보는 것도 너무 웃겼다. 

그리고 나서 특별한 장소에서 녹음을 하고 싶다며 춘천 여행을 가는 내 가수들에게서는 자유로운 뮤지션 느낌이 물씬 났다. 물론 성당에서 녹음을 하려고 찾아간 건 무리수이긴 했지만ㅎㅎ.. 이 방송이 나갔던 지난 주 금요일에 막 춘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던 내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성지순례를 다녀온듯한 느낌이 들어서 웃겼다.

어쨌든 간에 이번 주에도 페퍼톤스 완전체를 방송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다. 음악을 만들면서 충돌이 일어날 때 어떤 식으로 그걸 해결해 나갈 지 그런 것도 아주아주 궁금했기 때문이다. 굉장히 친하신 두 분께서 공과 사를 얼마나 잘 해결해 나가시는 지 그런 것도 궁금했다고 해야할까! 4월에 앨범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6집도 정말 정말 기대된다. 문제적남자에 장원님이 고정 패널로 출연한 이후 인지도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는 것을 나도 실감하고 있다. 물론 페퍼톤스는 문남에 나오기 전부터 노래가 1박 2일 등의 예능이나 방송에 많이 삽입됬었고, 인디계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인디음악에서 메이저한 그룹이긴 했지만, 문남에 나온 이후 훨씬 인기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나만 알고 싶던 가수였지만, 인지도도 훨씬 많아지고 여기저기 방송에 많이 나오면 자주 볼 수 있으니 기분이 좋다. 곧 나올 6집(육즙) 대박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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