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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화성학 & 작곡

미디 초보가 DAW만 총 4번이나 이동을 하면서 느낀 점(Cakewalk, Cubase 5, Cubase Elements AI, Logic Pro)

by 제크와 죠세핀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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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Cakewalk 관련 글을 작성한 이후로 포스팅을 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아쉬웠는데, 다시 음악 공부 관련 일기를 쓰기 위해서 오랜만에 복귀했다.

 

2019년 말 미디를 배우고 싶어서 제일 처음 설치한 Cakewalk. 딱 처음 설치하고 일주일 정도 만져보고 그 이후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지난 번 포스팅 이후로 글이 안 올라온 건 정말로 Cakewalk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아서였는데, 그건 2020년 1월부터 2달 간 다닌 미디 학원에서 Cakewalk로 수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비도 딱히 없었고, 딱히 혼자서 이것저것 잘 찾아서 인터넷에서 알아서 잘 배우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방학 동안 본가 근처에 있는 미디 학원을 등록해서 공부를 했다. 그냥 개인적으로 가까운 동네의 실용음악학원 중 미디를 가르쳐주는 곳을 골라서 갔는데, 비용이 생각한 것보다 저렴해서 등록을 했고 하는 김에 미디 주 1회, 화성학 주 1회 이렇게 해서 한달에 20만원을 내고 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해서 학원에서 사용한 소프트웨어가 무려 Cubase 5. 크랙버전이었다. 학생이라면 정품보단 불법 사용을 권장하는 그런 곳에서 배웠다. ^^;; 정품 사용을 해야한다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자아와 미디 작곡을 계속 할 것이라 확신이 잆어 정품을 사기는 애매한 취미생의 자아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한 4달 정도는 부끄럽게도 크랙 버전을 사용하여 미디 공부를 했다. 그 이후 계속 정품 사용을 해야한다는 알량한 도덕심과 자존심 때문에 크랙 버전을 지우게 되었고, (덩달아 작곡도 하지 않음^^;;) 우연히 Cubase 정식 홈페이지에서 코로나로 인해 체험판을 2~3달 동안 사용할 수 있게 프로모션을 제공해서 Cubase Elements AI를 사용하다가, 2021년 2월 20일부터는 맥북 m1 에어를 구매하면서 함께 산 교육용 번들로 Logic Pro를 사용하고 있다.

 

미디 초보가 Cakewalk부터 Cubase 5, Cubase Elements AI, Logic Pro 까지 DAW만 총 4번이나 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Cakewalk

Windows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 다른 DAW보다 사용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적다. 음악을 오래 해오신 분들(20년 이상?) 입장에서 완전 구시대 유물이라고 요즘 누가 그런 걸 쓰냐고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여전히 사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유튜브에 좋은 강의를 올려주시는 분들도 존재한다. 다만, 간단한 기본 기능 이외에 추가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자료가 적어서 관련 자료를 잘 디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최근에는 Bandlab이라는 이름으로 웹 DAW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급하게 DAW 없이 미디파일을 열어보고 싶다면 관련 사이트에 가입해서 사용할 수 있다.(그러나 여러 탭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여는 것은 불가능함) 정말 미디 파일만 열면 되는 최소한의 기능이 필요하다면 Reaper라는 DAW도(무료, windows, mac 모두 지원)도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 

 

2. Cubase 5

Cubase의 불법 크랙버전으로, 최소 10년은 더 된 아주 오래된 버전이다. (현재 2021년 2월, 최신 버전은 11) 32bit 가상악기만 로드할 수 있다. 최신 큐베이스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들(초보인 내가 느꼈던 것 중에서는 템플릿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기, 각각의 스템파일을 쉽게 export하기 등)이 없고, 기본으로 깔려 있는 가상악기들의 퀄리티가 매우 낮아서 외부에서 VST를 다운받지 않고서는 그나마 들어줄만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이 버전으로는 아무 외장 VST도 없는 기본 상태에서는 기존 음원들을 듣고, 이를 미디 파일로(악보 수준, 음색X) 카피하는 정도의 공부만 했다. Snap 기능을 잘 이용해서 기존 음원과 align을 맞추고, 무한 노가다로 악보를 카피하는 작업을 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3. Cubase Elements AI

실제 Cubase의 Elements, Artist, Pro의 버전 중 가장 저렴한 보급형 버전이다. Cubase 5를 쓰다가 여기로 넘어오면서 좀 더 정돈된 UI(에디팅 창이 별도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화면을 분할하여 사용하게 됨)와 좀 더 퀄리티가 좋아진 내장 악기(그러나 쓸만한 것을 찾기는 쉽지 않은)와 일부 제공되는 무료 샘플을 체험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무료 VST 몇 가지를 이용하니 내가 원하는 00년대 게임 사운드를 얼추 흉내낼 수 있긴 했지만, 무료 VST에 의지하기만 하기엔 여전히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악기의 한계점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리고, Pro와 다른 버전 간의 차이점으로 가장 크게 알려져 있는 것이 동시에 재생 가능한 트랙 갯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트랙을 몇 개 사용하지 않는 내 입장(많아야 10개)에서는 트랙 개수 제한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Cubase Pro에서 제공하는 기능 중 일부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컴퓨터가 너무 느려져 midi로 찍어두고 리버브를 많이 걸어둔 트랙을 wav로 뽑아서 재생하려고 했는데, 각 트랙을 쉽게 export하는 쉬운 기능이 Element 버전에서 제공되지 않아 일일이 solo를 걸고 뽑는 것이 불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초보 입장에서 대부분의 작업 활동을 진행할 때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기에 Pro 버전의 구매가 부담스럽다면,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선택지임을 알 수 있었다.

 

4. Logic Pro

Cubase와 마찬가지로 가장 많이 쓰이는 DAW 중 하나이다. mac OS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고, 한 번 구매시 영구적으로 무료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사용했을 때 가장 신기했던 것이 Drummer Track이었는데 쉽게 드럼 패턴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엿보여서 좋았다. Drum control은 2차원 평면에서 복잡도와 소리의 질감을 조절할 수 있는데, Garage Band가 생각나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이다. 또, 피아노 롤 상태에서 코드를 쌓으면 한눈에 화음이 어떻게 되어 있는 지 보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Logic Pro는 Cubase와 달리 피아노 롤을 실제 악보 형태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UI에 배치되어 있다. 나처럼 피아노 악보가 피아노롤보다 익숙한 사람의 경우 정말 너무 중요하고 편한 기능이다. Cubase에서 피아노 롤을 악보 형태로 보려면 export를 해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버튼 하나 클릭으로 악보 형태와 피아노 롤을 왔다갔다할 수 있어서 굉장히 편하다. 제공하는 기본 내장 악기의 수도, 퀄리티도 Cubase보다 매우 훌륭하다. 미디 파일을 Logic Pro에서 열어서 들어볼 때 나름 그럴듯한 소리가 나서 놀랍다. 

 

Cubase의 체험판 사용이 끝나고 나서 Cubase를 구매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연구실 선배가 Logic Pro를 사용해보는 것을 권유하셨고 Logic이 설치된 연구실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Logic을 사기로 결정하여 최종적으로 맥북을 구매했다. 나는 돈이 많지 않은 학생이기에 항상 무료 가상악기, 무료 샘플 구글링, Splice 이용을 통해 사운드를 만들어왔고, 내가 다루는 장르 특성을 고려했을 때 엄청나게 세련되고 화려한 사운드가 나올 필요가 전혀 없어서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무언가를 구매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일단 어딘가 배경음악으로 쓸 수 있을 법한 어쿠스틱한 느낌의 음악은 Logic의 기본 악기만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특히 기본 내장된 music box와 steinway piano는 정말 소리가 좋다. 뭔갈 사게 된다면 Serum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또 비슷한 VST가 무료로 나온 게 있다고 들어서 언제 사게 될 지는 미정. 결론적으로, 간단한 어쿠스틱 밴드 조합의 곡들을 만들기에는 Logic Pro로 오는 게 제일 편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이 DAW를 탐험하는 여정이 끝이 나게 된다. 인터넷에서 미디작곡에 대한 정보를 찾으면 엄청 세련된 요즘 음악이나 힙합 사운드 위주의 내용이 많아서 세련된 사운드의 음악 안 만드는 나한테는 도움이 안되는 내용이 많았는데 혹시나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냥 돈 모아서 맥북 사라고 말하고 싶다 ^^;;

 

그 외 Studio One, Ablton Live, Bitwig Studio, Fl Studio 등 다양한 DAW를 주변에서 사용하는 걸 볼 수 있었는데 Ablton과 같이 특정 장르에 dependent하게 많이 쓰이는 DAW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안 써봤기에 이 부분은 나중에 체험해보게 된다면 업데이트하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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